생성형 AI 수업이라고 해서 모두가 AI에서 막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첫 질문을 어려워하고, 누군가는 AI가 만들어준 문장을 복사해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기는 데서 멈춘다. 파일을 저장하거나 브라우저 화면을 이동하는 일부터 낯선 사람도 있다.
모두잇 소속 디지털 강사 심숙경, ‘아라쌤’은 이런 순간을 현장에서 자주 만났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기초부터 생성형 AI, 미리캔버스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까지 가르쳐온 6년 동안 그의 관심은 점차 ‘무엇을 더 알려줄 것인가’에서 ‘수강생이 수업 이후 무엇을 혼자 할 수 있는가’로 옮겨갔다.
수업시간에 따라 하는 사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는 혼자 한 번 더 시도해볼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지털 교육입니다.
디지털이 어려웠던 사람이 강사가 되기까지
심숙경 강사는 처음부터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바로 사용하기보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미루는 편이었다. 스마트폰을 조금 더 잘 사용해보고 싶어 디지털 교육 과정을 수강했고, 이후 홈플러스 문화센터에서 첫 강의를 시작했다.
저도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배우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저와 비슷한 분들보다 한 걸음 먼저 배우고 익혀서 전해드릴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의 어려움은 지금 그의 강의에서 하나의 감각이 됐다. 강사에게는 간단한 한 단계가 누군가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 같은 연령대라도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해온 경험에 따라 학습 속도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했다.
그래서 모두가 같은 속도로 진도를 나가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반드시 해볼 내용과 여유가 있을 때 도전할 내용을 구분하고, 각자의 출발점에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본다.

많이 알려주는 것과 많이 배우는 것은 다릅니다
강의를 오래 할수록 심숙경 강사는 더 분명하게 느낀 것이 있다. 강사가 많이 설명했다고 해서 수강생이 많이 배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능 열 가지를 빠르게 경험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몇 가지를 직접 해보고 ‘이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경험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생성형 AI 수업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AI를 처음 만난 수강생에게는 첫 질문의 예시를 제공하지만 그대로 따라 입력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결과를 확인한 뒤에는 다음 질문을 직접 만들어보도록 한다.
처음부터 질문을 잘하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AI와의 대화는 한 번에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닙니다. 일단 짧게 물어보고 결과를 본 다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이야기하면 됩니다.
새로운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나도 한번 물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생각이다.

강의를 준비할 때도 결과물부터 생각한다. 콘텐츠 제작 수업이라면 먼저 샘플을 만들어본 뒤 수강생이 그 결과물에 도달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거꾸로 살펴본다. 로그인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타자 속도 차이가 컸는지, 템플릿을 고르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했는지 같은 현장의 시행착오도 다음 수업 설계에 다시 반영한다.
73세 수강생이 혼자 반품을 해낸 날
심숙경 강사가 기억하는 한 수강생은 73세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늘 딸에게 물어봤고, 설명이 쉽지 않다 보니 결국 딸이 대신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수업에서 하나씩 직접 해본 뒤에는 혼자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했고, 반품까지 해냈다.
73세에 내가 이런 걸 혼자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또 다른 수강생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배운 뒤 한글을 깨친 것처럼 세상을 보는 눈이 떠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에게 스마트폰이나 AI는 편리한 기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했던 일을 처음으로 스스로 해보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기술 하나를 더 알려주는 것보다 혼자 해본 경험 하나가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천천히 건너가기 위한 ‘디지털 디딤돌’
심숙경 강사 자신의 교육 방향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 있다. ‘디지털 디딤돌’.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을 무조건 빨리 따라잡기보다 하나씩 배우고 익히며 다음 단계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의미다.
앞에서 끌고 가는 강사라기보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을 놓아주는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심숙경 강사는 모든 기능을 아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을 만났을 때 ‘이것을 내 생활이나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직접 시도해볼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기술의 속도보다 학습자의 속도를 먼저 살피는 그의 교육 방식은, 디지털 변화 속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지향하는 모두잇의 방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수업시간에는 강사를 따라 해봤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에는 혼자 다시 한번 해보는 사람. 심숙경 강사가 말하는 ‘디지털 디딤돌’은 바로 그 다음 한 걸음을 위한 것이다.
PROFILE
심숙경 | 아라쌤 모두잇 소속 디지털 교육 강사 · 관공서 · 정부기관 · 기업 다수 출강 주요 교육 분야 : 중장년·시니어 디지털 교육 · 스마트폰 활용 · 컴퓨터 및 문서 활용 · 생성형 AI 활용 · 미리캔버스 콘텐츠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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