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나 국무회의 생방송에서 내 업무와 관련된 발언이 언제 나올지 몰라 화면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 어떨까. 행정안전부의 한 공무원은 이 반복 업무를 줄이기 위해 생성형 AI로 직접 도구를 만들었다. 정부가 19일 공개한 ‘국정ON’은 관심 있는 정책·기관·사업의 키워드가 언급되면 알려주고, 주요 발언을 주제별로 정리한다.
같은 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공무원의 AI 직접개발 결과물에 대한 권리와 책임, 성과 인정 방안을 논의한 포럼 결과를 공개했다. 현장에서는 필요한 도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 도구를 만든 사람의 기여를 어떻게 인정하고 다른 기관이 쓸 때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는 제도적 검토가 진행 중이다.
생방송을 계속 보던 업무에서 필요한 순간을 확인하는 업무로
‘국정ON’은 국회·국무회의 관련 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현장의 불편을 정의한 데서 시작했다. 담당자는 생성형 AI와 자연어로 대화하며 코드를 작성·수정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용자는 키워드가 언급될 때 알림을 받고, 발언을 주제별로 확인할 수 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정리된 내용과 공식 회의록을 비교할 수 있다. 관련 논의가 법안으로 이어지면 이후 진행 상황도 살펴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AI가 정책의 의미를 최종 판단하는 구조라기보다, 사람이 놓치기 쉬운 발언을 찾아 확인할 시간을 확보하는 도구에 가깝다.
행안부는 이 도구가 ‘AI 정부 실험실’의 지원을 받아 서비스되고 있으며,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부분을 계속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심 키워드를 찾아주는 알림과 회의록 대조 기능은 업무 담당자의 검토를 돕지만, 요약이 원문을 대신할 수는 없다. 중요한 정책 판단에는 원래 발언과 공식 기록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사례의 핵심은 공무원이 일반적인 AI 서비스에 질문만 던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아는 업무 흐름을 바탕으로 필요한 기능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만 행안부 발표에는 절감된 업무시간이나 발언 탐지 정확도 같은 성과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실무 효과는 운영 과정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만들 수 있게 된 뒤에 남은 질문
NIA와 행안부가 16일 서울에서 연 ‘제1회 AI 정부 포럼’의 주제는 공무원의 AI 활용 직접개발에 따른 권리와 책임이었다. NIA에 따르면 지난 7월 ‘AI 정부 실험실’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10월 16일 기준 공공 GitLab 이용자는 2,920명이고 등록된 실험 과제는 1,274건이다. 이 숫자는 접속 이용자와 등록 과제의 규모이며, 완성돼 현장에 배포된 서비스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포럼에서는 두 가지를 논의했다. 먼저 AI로 만든 산출물의 성과를 누구에게 귀속하고, 저작권 등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다. 이어 그 도구가 다른 기관으로 확산될 때 누가 유지·관리하고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지 살폈다. 두 번째로는 우수 과제를 만든 개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줄지, 정부혁신 포상·평가체계와 연결할 수 있을지를 검토했다.
법학·법제 전문가와 중앙·지방정부의 AI 활용 담당자가 패널로, 현장 공무원 등 50여 명이 청중으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 나온 질문은 단순히 ‘누가 코드를 썼나’에 그치지 않는다.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한 기여, AI가 작성한 코드의 검토와 수정, 도구를 사용하는 기관의 관리 책임을 각각 어떻게 다룰지가 함께 걸려 있다.
아직 보상액이나 권리 귀속 기준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NIA는 직접개발 속도에 비해 권리를 보장하고 성과를 인정하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며, 포럼 의견을 관련 제도 마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은 제도 확정 발표가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작동과 책임
AI로 업무 도구를 만드는 공무원이 늘면 행정의 작은 불편을 현장에서 빨리 해결할 수 있다. 동시에 알림을 놓치거나 회의 발언을 잘못 정리했을 때 원본과 대조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정ON’이 정리된 내용과 공식 회의록을 함께 비교하도록 한 기능은 그런 검토의 출발점이다.
앞으로 살필 대목은 명확하다. 직접 만든 도구가 실제 업무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오류를 어떻게 발견하고 고치는지, 다른 기관이 재사용할 때 관리 책임을 어떻게 정하는지다. 만든 공무원의 기여를 인정하는 일과 공공서비스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은 함께 진행돼야 한다. ‘국정ON’은 공무원이 AI로 일을 바꾸는 장면을 보여줬고, AI 정부 포럼은 그 변화가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규칙을 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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