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읽고 요약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러 문서를 엮어 제안서를 만들거나 코드를 고친 뒤 결과를 확인하는 AI가 일반 이용자에게 다가왔다. 구글이 10월 13일 ‘제미나이4 아르곤(Gemini 4 Argon)’의 제공 범위를 개발자·기업·구독자로 확대했다. 복잡한 일을 여러 단계에 걸쳐 수행하는 능력을 앞세운 모델이다.
이번 공개의 핵심은 모든 질문에 더 빠르게 답한다는 약속보다 긴 업무를 이어가는 능력에 있다. 구글은 코딩·금융·법률·보안·과학을 주요 활용 분야로 제시했다.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결과물을 만들고,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연결되는 방향이다.
구독자는 앱에서, 개발자는 유료 API로
일반 이용자는 Google AI Pro·Ultra 구독으로 제미나이 앱과 검색의 AI 모드에서 아르곤을 사용할 수 있다. 개발자와 기업에는 AI Studio와 Gemini 플랫폼의 API를 제공한다. 에이전트 개발 환경인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는 Ultra 구독자에게 제공되는 경로로 안내됐다.
전 세계 공개라는 표현이 무료 계정과 모든 서비스에 동일한 권한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앱 구독과 API 사용은 서로 다른 이용 경로다. 국내 이용자도 계정의 모델 선택 메뉴와 지역·기능별 제공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미나이 앱에는 대화에서 작업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소개됐다. 구글은 이용자가 컴퓨터 앞에 있지 않을 때도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용 앱에서는 안티그래비티의 코딩 인터페이스를 연결해 대화와 개발 작업 사이를 오가도록 했다.
흩어진 자료를 완성된 결과물로
구글이 공개한 시연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프로젝트 폴더의 자료를 고객 제안서 슬라이드로 구성한다. 이어 이메일을 작성하고 이후 요청을 처리하는 예약 작업까지 만드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활용 시연이며, 모든 계정에서 같은 결과가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발 분야에서는 크롬의 대규모 코드 안에서 여러 파일에 걸친 구조 변경을 수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구글은 수개월이 걸릴 작업을 수주 안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코드 한 조각을 만드는 것을 넘어, 기존 프로그램의 관계를 살피며 변경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앱 연결도 확대됐다. 제미나이는 Adobe·Shopify·OpenTable 등을 포함해 40개 이상의 앱과 연결된다고 안내한다. 다만 연결 목록이 늘었다고 모든 서비스의 모든 동작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읽을 수 있는 자료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은 연결별 권한과 제공 조건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100만 토큰, 입력과 출력을 합친 한도
긴 작업을 설명하는 주요 수치는 API의 최대 100만 토큰이다. 토큰은 모델이 문장과 코드를 처리하는 단위로, 글자 수와 같지는 않다. 공식 모델 카드는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입력을 받고 텍스트를 출력하며, 입력과 출력을 합친 한도가 최대 100만 토큰이라고 명시한다.
입력 자료를 100만 토큰만큼 넣은 뒤 답변도 별도로 100만 토큰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큰 자료를 읽히는 양과 결과를 생성하는 양이 같은 한도 안에 들어간다. 개발자는 긴 출력을 이어 받는 절차와 설정도 확인해야 한다. 이 API 사양을 앱의 무제한 이용량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모델 카드에는 한계도 담겼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생성할 수 있고, 간혹 응답이 느려지거나 시간 초과가 발생할 수 있다. 긴 문맥을 처리하는 능력과 문서의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실무 평가 1위, 비용은 기간과 조건을 함께 봐야
외부 평가기관 Vals AI의 10월 13일 갱신 종합 지수에서 아르곤은 68.90%로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금융·코딩·법률·세무 과제를 미국 경제의 분야별 비중에 따라 가중해 계산한다. 특정 업무군의 종합 평가이므로 모든 능력에서 경쟁 모델을 앞섰다는 뜻은 아니다.
세부 과제에서는 순위가 달랐다. Vals의 모델별 공개 결과에서 터미널 작업 평가인 Terminal-Bench 4.0은 57.58%로 6위였다. 종합 순위만 보고 모델을 고르기보다 자신의 업무와 닮은 과제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같은 평가의 과제당 비용은 아르곤 15.68달러, 클로드 오퍼스5.5 32.14달러로 제시됐다. 이는 평가에 사용된 작업량과 요금으로 계산한 값이다. 실제 회사 업무의 절감액이나 월 구독료를 비교한 수치가 아니며, 해당 표는 아르곤의 정규 API 단가를 적용했다.
구글의 도입 API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 2달러, 출력 10달러다. 도입 기간은 11월 30일까지이며, 이후에는 입력 4달러·출력 20달러가 적용된다고 안내했다. 긴 업무는 처리량도 커질 수 있으므로 단가와 함께 한 작업이 실제 소비한 토큰을 봐야 한다.
업무를 맡길수록 확인할 지점도 구체적으로
아르곤의 변화는 기업교육의 실습 방식에도 질문을 던진다. 좋은 답변을 받는 문장 작성뿐 아니라, 어떤 자료를 제공하고 어떤 결과물을 요구할지 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안서라면 분량·독자·필수 수치·출처와 함께 완료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읽기·작성·외부 전송을 나눠 권한을 설정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폴더를 읽고 초안을 만드는 일과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일은 영향이 다르다. 업무를 처음 맡길 때는 초안 작성까지 수행하게 하고, 사람이 내용을 확인한 뒤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
구글 역시 에이전트가 권한 오류나 실패를 만나면 허락 없이 우회하지 않도록 훈련하고,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장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장치의 존재가 모든 실수를 없애지는 않는다. 사용자도 결과물의 근거와 변경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제미나이4 아르곤의 일반 공개는 AI 선택의 기준을 질문에 대한 첫 답변에서 업무의 완성 과정으로 넓힌다. 어떤 모델이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내놓는지와 함께, 내 자료로 일을 끝내는 데 걸린 시간·수정 횟수·총비용을 비교할 단계다. 긴 업무를 맡기는 AI의 가치는 그 과정을 실제로 검토할 수 있을 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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